어제까지만 해도 지극히 평범한 일상을 나누던 남자친구가 아무런 예고도 없이 메신저 창 너머로 자취를 감춰버립니다. 얼굴을 붉히며 격렬하게 언성을 높인 적도 없고, 관계의 끝을 알리는 단호한 이별 통보를 마주한 것도 아닙니다.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주말 데이트 일정을 의논하고 다정한 안부를 주고받았는데, 어느 순간을 기점으로 상대방의 답장 텀이 끝없이 늘어지더니 이내 완전한 암전 상태에 빠져듭니다. 처음 며칠 동안은 그저 직장에 비상 상황이 생겼거나 감당하기 벅찬 개인적 문제가 닥쳐 스마트폰을 쥐지 못하는 것이라 애써 스스로를 달래 봅니다. 걱정스러운 마음에 보낸 카톡의 숫자 1은 며칠째 지워지지 않거나, 읽음 표시가 떴음에도 답장은 한 줄조차 돌아오지 않습니다. 수화기 너머로 신호음만 공허하게 울려 ..